허공을 빌려 잠
분트시 쉬어가는 구름이여/ 길 잃을 걱정 없이/ 영원한 미소로 남아서/ 바람을 앓다가 빗물 되어 내리면/ 그대가 다녀간 줄 알게요/ 부디 잘 지내요."(김성백 '걱정 없는 곳에서' 부분)
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(12월 29일)를 앞두고 추모시집이 나왔다.
한국작가회의 기획으로 김현, 서효인, 송경동, 이문재 등 40명의 시인이 참여했다.
시집에는 희생자를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, 슬픔과 공허, 부실 덩어리인 시스템에 대한 분노,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이 담겼다.
"멈춰요// 왜 죄 없는 새 떼에게 책임을 돌리나요/ 왜 고단했던 조종사에게 책임을 돌리나요/왜 말단 공무원,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"(송경동 '왜 새 떼들에게 책임을 돌리나요' 부분)
또 각 시에 덧붙여진 '시인의 말'은 미처 시로 담지 못한 위로를 전한다.
표제작을 쓴 권민경은 '시인의 말'에서 "충분히 추모해야 비로소 내일을 살 수 있다"며 "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은 곧 나를 위한 일임을 믿는다. 삶 속에서 몇 번이나 슬퍼질 미래의 나를 위한 예비"라고 말했다.
그는 이어 "나는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, 그것은 '너'와 '나'를 포함한 '우리'를 위한 일이다. 기도는 조용하지만 분명 존재
분트한다"고 강조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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