레기 기억상실증·매혹의 괴물들
리가 매일 쓰레기를 버리며 수행하는 '망각의 의례'에 주목한다. 시민들은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문 앞에 내놓는다. 소비의 흔적과 처리 책임을 의식에서 지워버리는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.
성균관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이 행위가 광역 매립장·소각장·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'망각의 인프라'와 결합해 어떻게 거대한 무지의 회로를 구축하는지 조명한다.
책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불결하고 불편한 것들을 우리의 시야에서 신속히 격리한다. 그 덕분에 대중은 소비주의적 일상에 안온하게 머문다. 수도권 매립지 사용은 대안 없이 연장되고 연간 1억7천만 톤(t)의 폐기물이 쏟아지지만, 이러한 통계 수치는 피부에 와닿는 현실이 되지 못하고 증발한다.
저자는 사회 전체에 만연한 이 '의도된 무지'가 한국 사회를 지탱하는 위태로운 평화의 기반이라고 지적한다. 나아가 이 무지는 정치적 위기의 순간,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.
역사공간. 392쪽.
[푸른숲 제공. 재판매 및 DB금지]
[푸른숲 제공. 재판매 및 DB금지]
▲ 매혹의 괴물들 = 나탈리 로런스 지음. 이다희 옮김.
프랑켄슈타인, 드라큘라, 고질라, 골룸 등 할리우드에서 '괴물'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다. 괴물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.
영국의 과학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인간의 '불안', '비이성적인 감정' 등이 괴물에 투영돼 있다고 분석한다.
그는 괴물을 알면 "우리의 내면세계, 그리고 실재와 마주하는 방식에 대한 숨겨진"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.
저자는 석기 시대부터 21세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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